만약 대통령으로 적합한 사람을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중에서 고르라면 나는 윤석열을 고르겠다. 왜냐하면 일단 말이 통하고 토론이 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유승민도 괜찮긴 하지만, 괜찮나~~ 싶어서 조금 관심을 가지면 꼭 발길을 돌리게 되는 케이스여. 다른 건 모르겠는데 북한에 대해 너무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가끔 뭔가를 반대할 때 고지식하게 거친 모습을 보여주지. 그리고 전술핵 같은 주장을 왜 하냔 말이지. 결코 실현되기 힘든 일이야. 미국의 대외정책과 충돌하고 군비경쟁으로 안보가 더 위태로워지지. 홍준표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그냥 한숨 쉬며 그러려니 하겠는데, 유승민도 똑같은 주장을 한다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이재명, 홍준표는 좀 독재적 기질이 강해서 안 되겠어. 이재명은 주구장창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 시리즈 주장하고 너무 집요한데다, 수술실 cctv 그런 법을 밀어붙이는 걸 보고 참 안 되겠다 싶더라고. 어떻게 환자와 의사 간에 불신을 전제로 한 cctv를 법제화하냐는 거지. 불법 대리 수술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고 의료를 상업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행태를 고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한데, 그냥 감시로 해결하려 들면 의사들이 반발을 안 할 수가 없다는 거지. 의술(醫術)은 인술(人術)인데,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치료도 효과가 안 난다는 거지. 환자와 보호자들 심리 상태에도 좀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 편안하지가 않지. 그리고 이재명은 말이 안 통하면 반대 세력 좀 탄압하고 막 밀어붙일 것 같아.
홍준표는 과연 진지하게 고뇌하는 맛이 있는 인물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고, 도지사에 당대표에 뭐 좀 겪을 만큼 겪었는지 몰라도, 또 한때는 약간 개혁 성향인가 하는 의문도 품게 한 적도 있지만, 경남도지사 진주의료원 폐원 후로는 영 안 되겠더라고. 경험에서 오는 직감으로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어. 깊이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야. 국회의원 수를 200명으로 하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겠다잖아. 그리고 양원제를 추구한다잖아. 지방정부의 민주적 자치 권한이 강한 연방국가에서 필요할지 몰라도 한국은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기회를 더 늘려야 하는데, 무슨 국회의원 특권층 만들게 됐나? 그러면서 불체포특권을 없애겠단다. 민주주의 심화 발전에 해롭고 위험하지. 5천만 넘는 인구와 직업 분포를 반영하여 적어도 250명 지역구, 150명 비례대표제, 정당명부투표를 실현해야 된다는 거지.
아마 윤석열이 진지하고 신중하게 5년 동안 분골쇄신하여 봉사하면서, 권력에 대한 이득에서 거리를 두고 전력투구할 스타일 같아. 5년 대통령 임기 욕먹고 비판받고 뭐 할지는 몰라도, 또 아무래도 보수, 리버럴, 기업친화적 노선을 좀 추구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토론이 되고 소통이 되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한다. 어차피 이번 대선이 현행 헌법 마지막 대통령 뽑는 걸 텐데 도대체 권력에서 얻을 게 뭐가 있겠냐. 그냥 있는 것 없는 것 다 쏟아내고 결과적으로 사회가 신뢰할 만하고 예측 가능하게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게끔 하면 된다는 거야.
박근혜 4년, 문재인 5년 거치면서 너무 일방적이고 직무 유기에 직권 남용에 청와대 지붕 아래 숨는 정치에 지쳤다, 지쳤어. 지금 민주당은 180석에 가려져서 어떻게 망가져 있는지 본인들도 몰라. 이성을 잃어 가는 것 같아. 정말 이 정권의 잔머리 꼼수 정치를 겪고 보면서, 이벤트 정치, 지지율 관리 정치, 권력 사수만 하는 것 같아서 미래가 암담하다.
그러면 잘들 해보고, 아마도 나는 대선에서 위 네 명은 안 찍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