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름: domisoul

심연 위로 다리를 놓은 소냐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가 ‘자기 확인’을 위해 겪어야 했던 고통이 소냐의 끝내 버림받지 않았던 삶에 대한 믿음으로 치유되는 결말은 감동적이다. 소냐는 불굴의 의지만으로 삶을 계획해 나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녀는 주정꾼 아버지, 페병과 분열된 자의식의 희생자인 어머니, 그 밑에서 가난과 슬픔에 짓눌려 살아가는 동생들을 위해 ‘황색 감찰’이 따라다니는 매춘부의 생활을 받아들여야 했다. 소냐에게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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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와 카프카의 악에 대한 태도

도스토예프스키는 1821년에 태어나 1881년에 죽었다. 2년 뒤에 카프카가 태어났고 그는 1924년에 죽었다. 두 사람이 살다 간 시기가 약 100년인 셈이다. 19세기 초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이 격변의 1세기 동안 유럽과 러시아는 부르주아 혁명과 노동자·농민의 봉기, 군주정체의 반혁명과 몰락, 자본의 제국화와 거기에 맞선 사회주의 운동의 급격한 진영 재편이라는, 복잡하고 긴장으로 가득 찬 순간들을 통과해야 했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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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와 걸리버의 모험

만화와 동화로 우리들의 어린 시절에 친숙했던 이름, 돈키호테와 걸리버. 세르반테스와 스위프트의 각 작품의 완역본은 작중 인물들만이 아니라 작가들의 고된 인생 역정이 함께 깊이 새겨진 대작임을 충분히 알려준다. 『돈키호테』를 불후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은 세르반테스는 갤리선의 노예 생활을 해야 했고, 레판토 해전에서 팔 한 쪽을 잃었으며, 인생 후반기에는 모함을 받아 쓰라린 고통을 겪기도 했다. 120여 년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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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님아>, 그리고 김소월 <금잔디>

신중현이 쓴 곡 <님아>의 리듬과 가사에서는, 절제된 듯 반복되는 단순 또렷한 기타 음, 당대의 최고 걸그룹이라 할 배인숙·배인순 두 자매의 탁월한 곡 소화 능력이 절묘하게 만난다. 신중현은 반복적인 노래 가사에 매력적인 리듬을 결합해내는 탁월한 장인이다. 펄 시스터즈의 목소리로 <님아> 가사를 들어보면 (여기 클릭) 멀리 떠난 내님아 언제나 돌아오려나나의 사랑 내님아 언제나 돌아오려나둥근 달이 떠오르고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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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양의 묘지」 ― 삶은 진정 더 나아지는 것일까?

2010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운영하는 서울시네마아트에서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회고전’을 열었다. 국내에서 그의 영화란 「감각의 제국」(그것도 삭제판) 말고는 만날 수가 없었기에, 22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이 기회가 마지막이나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잊지 못할 한 편을 꼽으라면 눈물을 머금고 다른 수작들을 제치고서라도 「태양의 묘지(太陽の墓場)」(1960)를 들겠다. 그리고 이 강렬한 영화의 전반을 이끌고 나갔던 한 여인 하나코(花子)를 잊을 수 없다. 오사카 부둣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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