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음악의 재발견: <흰 토끼(White Rabbit),> 1967년 발표, 작사·작곡 그레이스 슬릭(Grace Slick), 연주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

1960년대는 영미 팝 음악에서 그야말로 명곡들이 수많이 등장한 문화적 폭발의 시기인 듯한데, 최근 유튜브를 통해 <화이트 래빗(White Rabbit)>, 곧 ‘흰 토끼’라는 짧은 곡을 연주하는 제퍼슨 에어플레인 동영상을 보고 나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지나간 시간 속에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 이름 ‘제퍼슨 에어플레인’은 얼핏 떠올라도 대표곡이 뭐였지? 하면 모르는 그런 그룹이다. 그런데 확실히 유튜브라는 도구가 등장한 다음 이러한 문화적 재발견의 기회가 주어지고,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지나간 시기를 다시 해석해 보는 것도 ‘진보’인지도 모르겠다.

이 그룹의 리드 싱어, 여걸(女傑) 그레이스 슬릭(Grace Slick)이 작사와 작곡을 했다는데,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1865)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레이스 슬릭과 제퍼슨 에어플레인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있으므로 찾아보면 된다. 모든 논란을 떠나서 음악으로 세계에 대하여 뭔가를 말하고 주장한 여러 그룹들이 1960년대에 많았던 것 같다.

3분이 채 안 되는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멀리서 뭔가, 어떤 존재들이 서서히 마치 군대처럼 밀려 들어오고 막판에 바로 눈앞에 ‘알듯 말듯’ 들이닥치고는 충격을 주고 사라지는 것 같다. 참 묘한 노래다. 결국 지난 세월 유튜브를 통해 발견한 외국 팝 음악 가운데 가장 독특하고 걸출한 곡이라고 정해 버렸다.

1960년대 영미 팝 음악계는 정말 상당한 창작력과 문화적 파워가 분출했던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다는 K-POP 그룹은 좋은 줄 잘 모르겠다. 듣고 보고 나면 잘 하긴 잘 하는 것 같은데, 어떤 자기들만의 세계와 깊이가 부족한 듯하여, 과연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다. 한국의 대중음악도 요즘 뜨는 그룹만이 아니라 철저히 해부하여 재해석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퍼슨 에어플레인, <화이트 래빗(White Rabbit)>

<가사>

White Rabbit

Jefferson Airplane

One pill makes you larger
And one pill makes you small
And the ones that mother gives you
Don’t do anything at all
Go ask Alice
When she’s ten feet tall

And if you go chasing rabbits
And you know you’re going to fall
Tell ’em a hookah-smoking caterpillar
Has given you the call
He called Alice
When she was just small

When the men on the chessboard
Get up and tell you where to go
And you’ve just had some kind of mushroom
And your mind is moving low
Go ask Alice
I think she’ll know

When logic and proportion
Have fallen sloppy dead
And the White Knight is talking backwards
And the Red Queen’s off with her head
Remember what the dormouse said
Feed your head
Feed your head

1971년 ‘제퍼슨 스타십(Jefferson Starship)’으로 재편된 후 좀 더 긴 버전. 그레이스 슬릭의 무대 장악력이 좀 섬뜩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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