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다시 보는 계순희의 강렬한 되치기

요즘 기자들도 정부 행사에서도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허미미 선수를 쫓아다니면서 난리더만. 어렵게 귀화해서 한국 유도 선수로 살아가는 허미미의 ‘행복’과 경기력 향상에 방해될까 심히 걱정된다.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허 선수가 받아주니까 자꾸 쫓아다니는 모양인데, 왜들 그러냐? 자제들 좀 해라.

나는 허미미 선수를 보면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계순희가 생각났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만 다부진 유도 실력, 재일교포 집안 출신, 앳된 눈매와 얼굴 표정 때문인가? 하여간 벌써 28년이 흘렀다니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

국내외 정세가 단절된 적대적 남북관계를 더 부추기는 상황에서 통일은 정말 글러먹은 개꿈이 된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반만년 역사를 공유해온 같은 동포로서, 28년 전 계순희 선수가 한국인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긍지를 심어줬던 건 사실이다.

일본 유도의 추앙받는 존재였던 다무라 료코를 되치기로 자빠뜨렸고, 계순희에게 패배한 스무 살 다무라는 은퇴를 고민할 정도였다. 올림픽 유도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광복절에 그날의 통렬함을 다시 한 번 맛본다.

특히 아래 SBS 기자가 이야기하듯이, 당시 열여섯 살이던 계순희 선수가 한국 기자들 인터뷰에서 한 말은 경기 장면 못지않게 감동을 준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비록 많은 경기에서 우승하였지만. … (경기 직후 가쁜 숨을 고르며 할 말을 가다듬는 순간 옆에 있던 코치가 ‘정말 기쁘다고 해’라고 말해서인지) 정말 기쁩니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것은 없다. 유도 선수 계순희의 말은 자기만의 확신과 경험이 분출해 낸 것이기에 놀라울 따름이다. 스포츠는 정말 어떤 인생의 단면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걸 열여섯 소녀가 온몸으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1996年アトランタ五輪柔道女子48キロ級決勝 田村亮子Vs北朝鮮のケー・スンヒ / Women’s Judo -48kg | Atlanta 1996 Olympics

[별별스포츠] “북한대회보다 올림픽 우승이 쉬워..” 일본 유도 영웅 꺾은 16살 북한 소녀 / SBS

다무라 료코의 빗당겨치기를 눌러 엎는 계순희의 통렬한 되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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