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선수의 땡글땡글한 눈과 진지한 표정을 보면서 웃음이 나는데, 3세트 내리 이기는 걸 보니 설마 4세트 내리 내주리 하며 편하게 보려 했다.
한 수 아래인 듯했던 히라노 미우 선수가 신유빈의 백 공격에 적응을 조금씩 하더니 파죽지세로 들어오더만. 마지막 6세트, 7세트 때는 여자 양궁 결승전 못지 않게 긴장했는지 어깨와 목이 뻣뻣해지더라고.
난 신유빈이 이기길 진심으로 간절히 원했다. 왜냐하면 올림픽의 감격적인 순간을 재현해 주길 바라는 맘도 있지만, 왠지 적잖은 서양 관중이 일본 선수가 이기길 바라는 기색이 보이고, 신유빈이 잘 하는 걸 마땅찮아 하는 것 같아서.
사실 유럽을 비롯한 서구인들은 일본을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남자 양궁 선수들이 프랑스 관중의 압도적 응원을 뚫고 과녁을 뚫는다든지, 남자 펜싱 선수들이 압도적 플레이로 승리하면 좋지 아니한가.
결국 해내더만. 무엇보다 난관 속에서도 어두워지지 않는 신유빈의 표정이 훌륭했다. 어린 선수가 상당히 스스로를 컨트롤하나 봐. 그러니 피 말리는 경기를 끝내고 나서 눈물이 날 수밖에 없지. 참… 스포츠는 확실히 힘과 기술 못지않게 심리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리 유빈 유빈 신유빈 선수가 4강에서도 선전하고 메달도 따길 바라며, 계속 진보하는 훌륭한 선수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