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3·1절 기념사: 역사의식이 이렇게 없어서야, 솔직히 쪽팔리다

하, 참 나, 어이가 없어서. 원고지 예닐곱 장 짜리 기념사라고 써서 읽으면서 우리가 힘이 없고 세계 정세에 뒤처져서 남의 나라한테 국권 빼앗겼다는 말이잖아. 어떻게 한 나라 대통령의 역사의식이 이 모양이여.

초등학생, 중고생 교과서에도 3·1운동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민족적 항거의 시발점이고 중국 5·4운동에도 영향을 끼친 자랑스런 대사건이라고 기록되어 있을 텐데, 이딴 식으로 민족적 역사적 자존심을 내팽개치나? G7 정상 귀족들 무리에 한 장면 껴서 일본 총리와 관계 개선했노라 사진 한 번 찍기를 그토록 갈망하나?

그랬더니 뭐? 반일 감정, 혐일 정서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이 있다고? 자기 나라 역사부터 소중히 여기자는데 거기에 왜 반일, 혐일부터 들이대고 난리야? 아… 정말 너무 짜증 나는 정부여.

미국이야 신났지. 기회를 안 놓치지. 안 그래도 일본이 동아시아 군사안보의 일부 역할을 떠맡는 게 미국 안보 전략의 주요 포인트인데 항상 한국 정부가 걸림돌이었거든. 그런데 이제 윤석열이란 아마추어 한국 대통령이 과거에는 군국주의 침략자가 이제는 협력자가 되어버렸다고 선언하잖아.

일본의 재무장화, 시마네현 고시 내세우며 걸핏하면 독도 도발, 재일교포에 대한 극우 일본 세력의 적대 스피치,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에 대한 자기 부정, 앵무새 같은 한일청구권 협정 국제법 논리. 이런 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현실에서 헌법 전문이라도 뇌리에 각인된 정치인이라면 그렇게 3·1절에 나태한 역사의식을 노출시킬 수가 있느냔 말이야.

이딴 식으로 할 거면 기념식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워. 국가가 왜 있고 역사가 왜 중요한 거냔 말이여. 바이든이 아니라 한국인이 쪽팔리다. 정말 기분 드러운 3·1절 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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