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양보하여 이재명에게 대장동, 백현동, 법인카드 문제 등등에 사법적 책임이 없다고 치자. 그런데 어쨌든 그 문제들 때문에 수사 받고 감찰 받던 사람들, 관련된 사람들이 죽지 않았나. 그런데 이재명은 최근 “나하고는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참 어안벙벙이고 정치한다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없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최소한 미안한 마음, 도의적 죄책감이 드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공천을 콜해 달라는 이재명의 부탁을 받고 난감했다는 폭로를 했었지.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박지현 식 정치는 결국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고군분투하는 정치는 실패하고야 만다. 그런데 이 또한 민주당 정치 풍토의 배타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재명도 그 토양 위에서 개딸들(개딸이 뭐냐, 개딸이) 팬덤 정치로 세몰이하더군. 그리고 불리한 질문에는 입을 닫는다.
그러더니 당대표 선거 나오면서 저소득층, 저학력층이 보수정당 지지하는 현상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멘트를 날리고 당 노선에 대해 훈계도 하더군. 중도 보수+진보적 대중정당 짬뽕+부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잡탕식 민주당을 ‘새롭게’ 만들고 싶나 봐. 부자 좋으면 친하게 지내라. 응, 안 말려. 그런데 본인도 이미 기득권층이면서 기득권의 탄압받는 어린양처럼 행세하진 말아야지. 국방위에 나와서는 점잖은 척 자주국방 노선을 표방하느라 여념이 없데. 대선 때 다 들었던 멘트들.
국민의힘 지도부는 붕괴하고 윤석열 정권은 28% 지지율에 싹수가 안 보여. 쇄신? 아마 쇄신이 아니라 어줍짢은 패거리 정당, 윤석열 맞장구 쳐주는 정당으로 전락할 듯하다. 윤석열-윤핵관-이준석 공도동망?
이재명 식 정치도 지난 대선에서 익히 잘 보았다. 결과를 위해서는 정체성이 불분명해도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정치. 반대와 비판자들을 역으로 매도하여 공격하는 정치. 이재명은 대선 때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한 긴급 비상 수단이었고 이제는 빠이빠이여.
민주당도 선수층 좀 늘려라. 배구에서 김연경한테만 의존하면 올림픽 4강은 가도 메달은 따기 힘들고, 축구에서 손흥민이나 박지성한테만 의존하면 월드컵 본선은 진출해도 16강에서 멈춘다. 그런데 민주당에 김연경, 손흥민, 박지성 급 리더는 있나? 국힘 쪽은 아예 말을 안 하겠다. 그 당은 탄핵 이후로 망한 다음 실수로 내어 준 정권을 운 좋게 넘겨받았는데, 알고 보니 준비 상태는 말짱 황이었어. 오로지 선거에만 이기려고 혈안이 되면서 정당 시스템이 다 망가져 버렸지.
요즘엔 참 황당한 심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