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국민의힘 선거운동에 지고 0.73% 차이로 당선: 그냥 웃고 만다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선거운동에서 지고 간신히 기사회생 0.73% 차이로 승리. 무효표보다 적은 표차로 죽다 살아난 윤석열 후보의 승리 아닌 승리에 냉소와 쓴웃음이 나오는구나. 밤새 개표율, 득표율 클릭질하느라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그래도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선거운동에서는 성과를 냈다. 0.2~0.3% 차이 승리를 기대해 보긴 했는데,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국힘 쪽에서 부정선거 알리바이 만들어서 또 난리쳤겠지? 어쨌든 일관된 열세와 정권교체론을 넘지 못한 역부족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자기 모순 사례들, 팬데믹 이후 생겨난 각박한 사회 분위기, 중도진보층을 핵심에 놓고 중도 보수로 확장해야만 승리할 수 있는데 민주당 리버럴은 항상 이를 놓치고 오히려 보수 쪽에 대한 집착으로 기울더라고. 그래서 진보정당이 중요한 것인데, 안타깝다. 촛불항쟁 이후 그토록 유리한 사회적 분위기였는데도 말이다.

국힘당의 선거운동은 성별, 계급, 수도권-지방 박탈감 조장, 노동운동에 대한 적대감 조장, 근거 없는 부동산 가격 고의 인상 음모론으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분노를 조장해 나갔다. 여가부 폐지, 임대차 3법과 부동산 세금에 대한 공세, 호남 홀대론 재탕, 강성노조 4%가 아니라 최저임금 못 받아도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 있다는 주장(정말 그런 사람들 있나?), 20-30세대론, 안철수 단일화 누르기 작전 등.

결과는 아이러니하다. 남녀 간 투표 성향은 확 갈려 20-30대 여성 표심이 민주당에 쏠렸고, 젊은층의 표심도 별로 얻지 못했다. 부동산 세금에 한 맺힌 서울의 땅부자 집부자들의 최고 투표율과 득표율로 윤석열 당선에 기여해 버렸다. 부자들의 계급 투표 반란이었다. 호남은 30%는커녕 모든 지역을 통틀어 최대 표차로 이재명 후보에게 몰렸다. 막판에 강성노조 전위대, 언론노조 확 뜯어고친다는 발언은 또 다른 대결의 씨앗을 뿌리고야 말았다. 안철수의 기습 철수는 다당제 개혁이니 뭐니하던 그의 주장이 역시 쇼였음을 드러냈다. 윤석열-이준석 커플의 헛발질 선거운동이었다. 아마 그래도 잘했다고 자위하고 우기겠지, 속으로. 근거 없는 승리주의는 항상 연결이 안 되는 걸 억지로 연결시키고 냉정한 현실 인식을 가로막고 대중을 정치의 중심에서 밀어낸다. 그러면서도 대중을 가르치고 교화하겠다고 설치니 그냥 웃고 만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외교·안보이다. 보수는 이 문제에서 지난 10여 년간 별로 개발해놓은 정책이 없어 보인다. 가치 외교로 미국과 더 동기화하는 게 지금 한국을 더 힘들게 할 것이다. 이 세상에 보편 절대 진리라는 게 있는가? 특히 국가 간 외교 관계에서. 종교적 교리도 시대가 변하면서 반박을 당하는데. 마냥 자유민주주의 천국 만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주변 강대국에 이용당하기 딱 십상인 상황이다.

일본과 관계 정상화라는 것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우려먹기엔 자민당 정부의 군사력 강화 추구와 역사 문제 강공 모드는 더 집요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 독일, 영국을 비롯한 자유민주 진영의 군비 증대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쟁은 안 된다, 평화를 지키자고 말하면서 실제로 러시아 푸틴 권력에 대한 초강경 제재와 무기 공급으로 전쟁을 끝내기는커녕, 우크라이나 민중의 고통과 참상의 해결은 난망해지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남의 나라 땅에 가장 많이 폭탄 터뜨리고 가장 많이 인명을 살상한 미국이 UN 제재 한 번 받은 적 있는가? 베트남 전쟁 벌이고 제재를 받았나, 이라크 전쟁 일으키고 제재를 받았나. 시리아에서 전쟁 벌이고 결국 아메리카 퍼스트,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늪에서 도망간 다음 그 땅은 중세시대로 살아간다. 미안마 군부의 쿠데타는 내전으로 번져버렸다.

솔직히 나는 이번에 이재명이 당선되면 향후 10년간 남북교류와 단일경제권 형성을 통해 평화통일 1단계 기반이 마련되길 바라기도 했다. 기후변화, 군비경쟁, 강대국 중심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더 이상 분단 상태를 참고 견딜 수는 없으며, 한반도 땅에서 밝은 내일을 열어내지 못하면 그야말로 어린이, 청소년, 젊은 세대에게 죄짓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로 안타깝게 되었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강화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비극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혼자만 잘 처먹고 잘살면 무슨 재미냐는 거다. 제재에 동참하고 푸틴 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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