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민주당이 당선돼도 즉각 강한 견제 모드로 들어가야 함

투표일 일주일 남은 현재, 그냥 편견을 배제하고 보자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준비의 상대적 정도는 가장 낫다는 데 여론은 공감할 것이다. 논란 있는 정책들(5-5-5 경제 비전, 부동산-주식-가상화폐 공약 등)은 민주당 스스로 내건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정부의 관점에서 수정·보완되고 일부 정책은 실현되지 못하거나 폐기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용적률 500% 상향, 주택공급 300만 호, 가상 화폐 관련 정책 등.

윤석열은 ‘정권 교체는 절대선, 정권 연장은 망하는 길’이라는 극단 논리를 펼쳤지만 설득력을 주진 못했다. 그 모멘텀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한계, 팬데믹과 최근의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이젠 막연하게만 들린다. 게다가 부인의 상습적인 허위 경력 기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정황은 수사만 회피되었을 뿐 매우 뚜렷해 보인다. 후보 자신도 검사 시절에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의 대장동 자금 유입, 삼부토건 비리 사건 등과 관련하여 혐의 봐주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상태이다. 이는 박근혜 탄핵 이후 공직자 권력남용과 부정부패 청산 및 공정과 평등이라는 냉정한 민심에 발목 잡힌 조국-정경심 부부의 사모펀드와 입시 비리 수사를 지휘한 검찰총장으로서 또 다른 내로남불에 해당한다.

윤석열 후보가 현 정권의 정책을 비난하는 근거는 포퓰리즘 자체이고(부동산 가격을 일부러 올렸다: 근거는 청와대 수석이 썼다는 책 한 권의 맥락 없는 끌어들임), 적대감 조장, 격분 유세 등으로 정서적 거리감을 주고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또한 펜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불안정한 정세, 경제 파급 효과, 대북외교 정책을 끌고 나갈 비전은 보여주지 못하고 강성 발언만 늘어놓았다. 검찰총장 출신으로서 8개월 만에 대통령직을 맡을 만큼 특출한 면모는 기대보다 없었고 오히려 극우적 갈라치기로 실망감을 안겼으며, 외교 안보에서는 유연한 판단력도 없어 보이고 원칙도 낡아빠졌다. 대통령 당선 시 국정 운영이 예측불가이다. 역대 보수 진영 대선 후보 중 가장 약체이다. 아이러니하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준비가 되었느냐면 역시 불합격이다. 당 대표의 유아적인 선대위 보이콧 행태나 오만함 속에 내분 직전까지 가던 정당이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후보의 입을 빌려 오로지 정권 뺏어오기를 위해 민주주의 원칙은 외면했고, 음으로 양으로 비공개적이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안철수 후보를 단일화 프레임 속에 주저앉히는 전략을 관철시키려는 모습만 비쳤다. 그리고 정책적으로 뚜렷한 호소력이 없다.

윤석열-국민의힘 당선 시 국정 운영은 예측불가이다. 여전히 국민의힘은 안개 속에 있는 정당이다.

안철수 후보는 정치적 진로를 위해서든 지지층의 신뢰 기반을 위해서든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완주하는 길을 택했다고 본다.

심상정 후보는 노동시간 축소, 권력구조 개편 및 선거제 개혁, 기후위기 극복 정책, 진보정당으로서의 한반도 평화외교, 차별금지 의제 등을 설득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끝까지 각인되고 선전하길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국제정세가 복잡하고 경제위기 변수가 커지면서 정부 운영의 일관성이 긴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므로, 오차 이내 박빙이지만 아마도 이재명이 당선되는 것이 예측 가능성을 위해 더 나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제기된 소득과 부의 불평등 개선, 주택 정책과 지역 균형 발전, 보건과 안전 문제, 차별과 적대 문화 해소, 외교와 안보 정책 일관성과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해서는, 초기부터 강한 견제 모드가 필요하다.

집권 초반 70~80% 지지율을 몰아주다가 결국 문재인 정부의 자기 모순과 오류를 방치했던 경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초반부터 진보적인 시민사회와 여론이 편들기가 아니라 견제-비판 모드로 들어갔다면, 오히려 지금쯤 좀 더 안정된 개혁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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