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후보의 칩거: 정의당은 집단적 실천이 부족하고 민주노동당 시절보다 불투명하다

심상정 후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선거 일정을 중단했다. 그냥 직선적으로 반응하면 ‘아니, 지지율 좀 안 나온다고 진보정당 후보가 무슨 선거 일정을 중단한다는 거야? 말이 돼?’라고 비판하게 된다.

정확히는 몰라도 <레디앙> 기사에 따르면, 선대위가 의사 결정에서 배제되고 심상정 후보의 ‘측근’ 중심의 비공식 결정을 집행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당내 문제가 있었나 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마다 무슨 선대위가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레디앙 기사 1>

‘위기’의 정의당, 돌파구 찾을까 – 후보 선거운동 중단과 선대위 총사퇴: 몸집만 큰 선대위, 의사결정서 배제 집행기구로 전락

민주노동당, 분당 후 진보신당/통합진보당,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정의당. 지난 20년 넘게 진보정당이 분투를 했는데 발전적으로 안착하지 못했다. 현재 정의당은 민주노동당 시절보다 훨씬 못하다. 집단적 실천으로 당 자체적으로나 지역사회에서 움직인다는 느낌을 전혀 못받았고, 당 운영도 옛날보다 불투명한 것 같다.

옛날에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홈페이지도 종종 들러보고 했지만, 이제는 정의당 홈페이지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로그인 안 하면 접근도 못하더라고. 에라이. 접근성이 열려 있어야지. 나는 민주노동당이 분열했다가 다시 통합진보당으로 재통합하면서 리버럴 유시민 계열의 국민참여당 쪽과 손잡았던 것이 결정적인 전략적 전술적 실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서 정말 누굴 찍어야 하냐. 진보당 김재연 후보 찍어야 하나? 이백윤 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통합 대선 후보 찍어야 하나? 한상균 후보는 사퇴했더구만. 사퇴하면서 그는 “노동·진보·좌파세력의 집권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분명히 하지 않는 대선 또는 선거 시기에 국한된 후보단일화 논의는 방향을 잃는다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했다.

레디앙 기사 2>

한상균, 대선 출마 포기, 이백윤, 대선 출마 선언: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상이한 선택

고민스러운 선거다. 정답은 바로…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누가 당선되어도 지지율을 팍 낮게 만드는 거다. 윤석열은 이른바 ‘합리적 진보층'(하지만 실제로는 합리적 진보라고 착각하는 중도 리버럴 층)까지 아우르고 싶어도 지지층이 이미 이탈했다. 이 사람들은 거의 안 돌아온다. 이재명은 대놓고 우파 행보(부동산 규제 완화, 고용안정 도외시, 중대재해처벌법 상대화하기 등)하면서 통합 마인드 강한 ‘척’하고 있다. 이재명은 보수적 가치를 추구한다. 박근혜-이명박 시절 비판 좀 세게 하고 촛불 좀 열심히 들었다고 진보 또는 조금 좌파적이라고 착각하면 절대 안 된다. 현재 집권 민주당-문재인 정권을 좌파니 진보니 하는 사람들은 그냥 낡아빠진 한국식 반공보수 이데올로기 세계에 아직도 갇혀 사는 거지. 그래서 무슨 멸공 쇼나 하고 그러는 거다.

안철수로 돌아선 윤석열 지지층은 윤석열에 대한 평가를 180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정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반문재인 투사에서 그냥 그렇고 그런 내용 없는 자칭 자유민주주의자, 심지어 서툴러 보이는 정치적 판단력 등). 이제 정권교체론은 공허해졌다. 그냥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그나마 덜 나쁜 걸까 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40% 이하 득표율 대통령이 나오고 개헌이 되고 내각책임제를 도입해야 되겠다. 그래야 대통령 지지율 정치, 제멋대로 정치를 막을 수 있으니까. 참된 진보정치와 좌파적 대중정당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정권이 달라진다고 경제가 확 살아난다거나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거라는 환상을 정말 버려라. 내 삶은 내가 책임진다는 관점에서 스스로 정치 주체가 되고 지금부터 비판, 견제, 감시의 관점에서 대선을 바라봐야 한다.

문재인이 대통령 당선되고 지지율 몰아준 결과가 오늘날 이 허탈함을 낳았다. 정권을 비판하고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라. 이제는 좀 깨달을 때가 되었다. 권력을 비판하지 않고 자치 능력을 잃으면 지지하던 권력이 삶을 옥죈다는 것을.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