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박정희 경제성장론, 전두환 3저 호황 경제 호평, 이승만 농지개혁 칭찬: 뭐래는 거니?

이재명이 대구 경북 시민들 앞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공과 과를 시리즈로 나열했다. 요즘 이재명이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자인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민주주의가 뭐냐? 적어도 기득권 집단의 독점 과두체제(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카르텔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보다 중산층 이하 대중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이익을 우위에 둔 정치 체제를 부단히 발전시키는 과정이다.

이승만 정권 당시 조봉암 농림부장관(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 투사) 농지개혁이야 당시 독립국가 건설이 좌절된 상태에서 근대국민경제 체제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안 할 수가 없었던 거고, 북한이 빠르게 무상몰수 무상분배로 농지개혁을 완료하니까 그에 질세라 유상몰수 유상분배 방식으로 진행한 거 아니냐. 그런 건 어느 나라든 근대국가 건설 과정의 필수 코스다.

박정희가 아니었으면 한국 경제의 성장은 불가능했나? 그 시기에 저임금, 저곡가 정책으로 노동자 농민을 희생시켜가며 이룬 양적 성장이란 게 질적으로 의미 있는 건가? 평화시장 노동자 전태일의 분신, YH 노동자 김경숙의 죽음은 또 무엇을 의미했는가? 부동산 특혜 줘가며 관치금융으로 키워준 재벌경제의 폐해가 마침내 어떻게 귀결되었나? 박정희 정권 말기의 경제 불황은 또 무엇을 의미했는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국제경제와 정세가 당시 한국경제에 어떻게 작용했는가? 이런 걸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박정희 독재 시기 경제 규모의 성장만 뇌까리는 건 그냥 속류적인 근대화 아버지 박정희 찬양론에 불과하다.

전두환이 죄인이지만 경제는 그래도 잘하지 않았냐는 이재명의 평가. 총칼로 내란 쿠데타 학살로 정권 잡았으니 정통성이 없는 권력, 죄악을 감추려니 경제 좀 안다는 학자 불러다가 물가라도 잡고, 올림픽도 유치하고, 프로야구, 프로축구도 시작해 보고, 애마부인 1, 2, 3, 4 시리즈도 동네 극장 간판에 걸어놓고 했느냐? 엄한 사람들 끌고 가 삼청교육대 공포 통치 정의사회구현, 반군부파쇼 타도 운동하는 학생들 끌고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탁 치니 억하고 죽었던 그 시절에 물가는 잡았으니, 인정할 건 인정해주자 이거냐?

3저 호황? 그건 국제경제 환경적 요인이고 어떻게 맞물리다 보니 무역수지 흑자니 선전하면서 어느 정도 체감하던 시기는 88~89년 즈음이다. 소년공 출신 이재명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7, 8, 9월 노동자 대투쟁을 기억하고 있는지? 민주노조운동이 거제, 울산, 구로, 가리봉동에서 옥쇄 깨고 외쳤던 날들을. 노동자들의 거센 민주노조 운동의 물결로 그래도 사회 전체의 임금 수준이 오르기 시작하고, 그나마 직선제 쟁취라는 부분적 성과로 해서 민주화와 경제 활력에 대한 기대가 조금 올라가던 때가 바로 그때이다. 그런 맥락을 다 검토하면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바라보고 공이니 과이니 뇌까려야지.

이재명이 전두환의 공과 과를 이야기하며 경제는 잘했다느니 하는 발언이나, 윤석열이 5.18과 12.12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지 않느냐는 발언이나 차이가 뭐냐. 윤석열도 전두환이 경제를 맡겨서 정치를 잘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윤석열더러 사과하라니까 인스타 사진으로 화답했는데, 이번에 이재명더러 사과하라면 무엇으로 화답하리?

아웃사이더 변방의 이단아 이재명은 그냥 피상적인 속류 근대화 논리에 깊이 물든 인물 아닌가 모르겠다. 미국 국회의원 앞에서 가쓰라 테프트 밀약을 논하고, 미국이 해방공간에서 점령군으로 왔는데 당시 한국은 교전 당사자가 아니어서 점령군인 것은 맞다고 설명하느라 애쓰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이거 대선 끝나고 민주당 알아서 해체하는 거 아닌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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