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리더십은 흔들의자 리더십, 아니면 구름다리 리더십

윤석열이 검찰총장 하던 시기에 검사들 모아놓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했던가? 나는 당시에 나름대로 윤석열이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줄 알았지. 그런데 요즘 일어나는 일을 보면 좀 관념적이고 공허한 말이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노재승인가 하는 청년(?)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는데, 그가 했다는 여러 발언들이나 멘트들이 참 유아적이고 충동적인 분노로 똘똘 뭉친 막말들로 가득하데. 5.18 관련 발언, 김구의 국밥 발언, 재난지원금은 개밥이라는 발언 등등, 숱하게 있나 봐.

자영업자 청년이라서 영입했다고. 최소한의 기본적 역사인식과 소양은 갖춘 상태라야 청년 자영업자로서 대표성을 갖는 것이지. 민간인 신분으로 그런 발언을 했다면 당연히 정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을 해서는 안 되는 게 상식적이지. 그런데 그 해명하는 방식이 윤석열을 보고 배웠나봐.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지 않느냐,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팍 쉰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 부정식품도 가끔은 먹을 자유, 개에게 준 사과는 오해다 등등. 발언의 맥락과 깊은 뜻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었지. 젊은 자영업자 노재승의 발언도 그렇게 이해해야 하는가?

한편 김종인이 함익병이란 사람을 추천했다는 기사도 봤지. (“함익병, 김종인이 추천”…민주 “구태스런 정치감각 확인”)

“여성은 권리의 4분의 3만 행사, 독재나 왕정이면 어떠냐? 국민이 행복하면 그만이다.” 이명박이 대선 후보로 나왔을 때 흔히 돌던 말이 있었지.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 결국 윤석열이 말하는 진짜 민주주의는 공허한 관념적 문구에 불과했다는 것이 증명되는구나. 그리고 윤석열은 ‘논평을 안 하겠다’ 이런 말을 자주 하더군. 불리하거나 논란이 일어나 감당 안 될 것 같으면 논평을 안 하겠다는 거지. 아니면 입장이 불명확하거나. 그러니 소통 능력도 의심이 된다. 그런 게 누적이 되면 독재로 흐르거나 무능으로 흐르지. 권력이 그래서 무서운 거여.

김종인이 실수만 없으면 정권 교체에 문제 없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당장 일어나는 일은 별로 실수라고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니, 어느 정도 큰 실수가 일어나면 좋을까 몰라.

윤석열의 리더십은 흔들의자 리더십으로 보인다. 흔들의자 권좌에 앉았서 중심만 잡으면 된다지만, 중심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혼란의 리더십. 아니면 구름다리 리더십이다. 사람들을 줄세워서 구름다리를 조심스레 건너야 하는데, 지지해주는 로프가 오래 되거나 부실해서 한 번 끊어지면 쑥 떨어지는 리더십. 이재명이랑 지지율도 비슷하던데 정권 교체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종종 드네.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향후 5년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여.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