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올해 세 번의 잘못된 선택을 했다.
첫 번째는 검찰총장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것:
솔직히 이제는 말한다. 지난 3월 초에 윤석열이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해가며 다른 길을 가겠다면서 임기 넉 달을 마저 채우지 못한 것. 사실 실망스러운 장면이었다. 다만 정권이 하도 압박을 하니 그 당시는 그 길이 최선이었다고 윤석열의 합리화를 받아줬고, 사람들도 그냥저냥 넘어갔을 것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임기를 마치고 나서 다른 길로 한국 사회에 기여할 방향을 찾았다면 좀 더 앞날에 힘이 받지 않았을까? 그것이 부패와의 전쟁에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두 번째는 제3지대에 끝까지 있지 못하고 국민의힘에 급작스레 입당한 것:
그 순간부터 자기 중심은 흔들렸다고 본다. 작년 국정감사 때 난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윤석열이 생각보다 좀 단호하지 못한 것 아닐까? 맘이 좀 약한 스타일 같은데?’ 그런 윤석열이 결국 못 버티고 국힘에 입당을 해버리더군. 단호하다는 것이 일방적이고 독재적이라는 말과는 다르다. 다시 말하면 자기 철학과 중심이 서 있어야 주변 세력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국힘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저 사람이 어떤 노선을 추구하는 사람이지?’ 하는 생각과 혼란을 유발했다. 여러 차례 문제된 발언은 더욱 도드라지게 되었다.
세 번째가 바로 이준석의 반란에 결국 흔들려서 김종인까지 합류하게 된 것이다:
아래 사진을 봐라. 이게 뭐냐 솔직히. 빨간 후드티에 싯누런 색깔로 사진 찍어주세요. 저 장면이 보기 좋냐? 중학생 주문 체육복인지 무슨 청년 우파운동 유니폼인지 모를 비호감의 극치로다. 도대체 윤석열의 노선은 뭐냐? 참 이런 애매모호한 사람 주변에 김종인, 김병준, 김한길에서부터 극우 시민단체들까지 종합세트로 결합하고, 그 주변에 진중권, 권경애 같은 사람들까지 결합하면 참 볼 만하겠다.
윤석열이 충실한 공직자로서 끝까지 시련을 딛고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 것이고, 그렇게 못했다면 적어도 제3지대에서 자기 노선을 확실히 하고 민주당, 국힘, 윤석열, 정의당 및 진보 좌파, 이렇게 다자 대결로 가는 것이 본인에게도 훨씬 나았을 것이고 사회 전체로서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한때 검사로서 윤석열은 칭찬 받을 만했는지 모르지만, 정치인으로서 윤석열은 영 아니다. 민주당이나 국힘당이나 선대위 꾸리는 게 문젯거리가 되는 황당한 대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