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영남, 김여정 두 최고위 인사가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안할 때 평양에 오라고 정식으로 초대했다. 언론들은 정상회담 제의로 받아들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락 의사를 확인하느라 바빴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취한 태도는 예측 가능성을 모호하게 했다.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던가? 나는 그런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남북관계 복원을 적극 추진하기로 약속하고 당선된 대통령이 뭔가 정치적 계산을 하는 듯한 태도, 레버리지를 찾는 듯한 태도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초청에 매우 감사하며 흔쾌히 응하겠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새출발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식으로 왜 답을 못했냐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 김여정의 추가 담화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다시 시작하려면, 문재인 정부가 2018년 식으로 모호함,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태도를 지양해야 성과가 나더라도 나지 않겠는가?
1) 남북간 대화와 관계 복원이 정치적 득실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신뢰와 소통에 장애 요인이 되고 말 것이다.
2) 김여정이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말했다는 것은 ‘다른 견해’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김여정이 표현했듯이 ‘공정성’과 ‘상호존중’의 원칙이 지켜질 때라야 남북간 대화와 협력이 가능하고 성과적이라는 점이다. 사실 외교와 대화 협력을 추구할 때에 공정과 존중은 상식이 아니겠는가.
3) 문재인 정부는 공정성과 상호존중의 태도에 입각하여 남북 간에 함께 이룰 만한 최대치와 최소치가 무엇인지 헤아리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정권이 연장되면 그만큼 더 힘을 받을 것이고, 정권이 교체되어도 후퇴하지 않는 남북관계의 토대를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이익이니까. 그 이상 뭐가 필요한가?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다시 제안하고 강조한 문재인 정부라면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까지 기다리며 공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 개선에 마지막 심기일전을 다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