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백신을 맞는다. 어쩐 일인지 양성자가 줄어드는 것 같았고, 사람들이 한동안 안전감을 느낀다. 인간이 기계나 로보트나 종교 수행자가 아닌 한, 조금이라도 자유로운 방향으로 행동한다. 백신을 맞아도 콧구멍을 지나 목구멍으로 이어지는 부위에서 PCR 양성 반응은 계속 나온다. 접종률 높은 나라에서 다시 확진자가 늘어난다.
전파 속도 빠른 변이가 방역과 의료 시스템을 뛰어넘는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백신 효과를 못 보는 사람들이 나온다. 낮은 치명률은 계속 유지되지만, 중증과 사망 사례는 전파 속도에 비례하여 빠르게 늘어난다. 수학식으로 시나리오까지 세워보지만 인간의 계산 능력은 바이러스의 움직임에 택도 안 된다.
당면한 현실:
긴급 승인 난 백신. 감염 자체(검사 시 양성)도 보호해 준다는데 혈액 속의 항체가 어떤 원리로 그렇게 한다는 건지 모른다. 그냥 통계 수치만 비교한다. 중증과 사망을 막아주는 건 분명하다고 한다. 양성 또는 확진 또는 감염의 개념이 무엇인지 애매하다. 인간의 절제에도 한계가 있으니 ‘나, 백신 맞었어’ 생각하고 예전 일상을 그리워하며 알게 모르게 감염되고 퍼뜨린다. 사람들 간에 소통이 잘 안 된다.
전문가들도 아직 Sars-Cov-2와 여러 변이의 실체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점점 백신의 효능은 떨어진다. 확실한 것은 없다. 백신의 효능도 무엇을 뜻하는지, 알려지지 않은 백신 부작용은 무엇인지, 확진의 개념, 증상과 병의 정도, 치료 과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사람들 사이에 의심이 점점 커진다. 정부 조치에 대한 호응도가 계속 떨어진다. 백신으로 팬데믹을 끝내겠다지만 각국 정부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판단은 자꾸 빗나간다. 나라들끼리 불확실한 정보가 공유되거나 협력이 잘 안 된다.
결국 팬데믹이 끝날 때가지 정부의 방역 책임, 개인별 대처, 자기 건강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 꺼려지는 것은 피하기, 그 외엔 없나 보다.
팬데믹 이후 주제:
- 기술과 속도로 바이러스를 잡을 수 없다.
- 전통, 자연, 노동, 환경 가치가 너무 파괴되었다.
- 사회 시스템이 차별을 체계화, 정당화하면서 신뢰와 소통에 장애물이 생겼다.
- 삶의 속도는 줄이고 생산물의 주기는 늘려야 한다.
-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