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그나마 낫다. 페이스대로 죽죽 가면 된다

민주당 경선 잘 보지도 않았지만 현재 대선 후보라고 나온 사람들은 대체로 기본소득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만 가지고 논란만 벌이는 것 같다. 윤석열을 조롱하고 비난하느라 여념 없지만 실상 바로 그러한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기본소득 논란’ 말고는 정책 비전이나 철학이 안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렇다 할 인물이 없어 보인다. 이준석 설화 가지고 뒷감당하느라 바쁘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선 출마 명분은 희박하다. 물론 정치 참여는 자유지만, 왜 꼭 본인이 헌법기관의 장으로서 자리를 던지고 나왔는지 설명이 없다. 최재형이야말로 끝까지 임기를 마쳤어 한다.

윤석열은 <경향신문>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지난 시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국민들 뇌리에 각인된 상태이다. 물론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이후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약간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요소들이 있고 사람들의 답답한 심정을 틔워 주며 한국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는 측면이 있다. 검찰총장 임기를 채우고 싶어도 정권의 직간접 압력이 옥죄 오는 상태에서 더 이상 자리를 지키다가 극단적 대립에 빠지는 것이 사법 충돌을 불러 오리란 판단으로 결국 사퇴했다고 본다.

물론 한국 시민들 사이에 일정한 열망과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 정의, 법 앞의 평등, 공정, 철학 등등. 자유는 조금 어려운 문제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반공적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 헌법에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표현은 전문에 한 번, 평화통일 조항에 한 번, 이렇게 딱 두 번 나오는데 이를 반공 보수적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로 해석할 필요도 없거니와 분명 그런 맥락도 아니다. 하지만 좀 쉽지는 않은 게 자유민주주의다. 잘못하면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정책 비전이나 내용이 없다고 언론들과 양대 정당들이 일방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 유사 이래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이 그렇게 준비 없이 정치 참여하고 대선 출마하겠는가?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그나마 윤석열이 기존 여의도 정치인들에 비해 뒤지지 않고 나름 내공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품는 면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조롱, 비난, 막연한 네거티브는 그렇게 하는 사람들만 상대화되고 오히려 윤석열을 빛내 주게 된다. 그리고 한국사회 현안들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의견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는데 뭘 그리 급한지들.

국민의힘은 현재 조급할 뿐이고 민주당은 불안해하고 있다. 결론은 지금 페이스대로 계속 죽죽 나가면서 쟁점을 만들어내면 된다고 본다. 뭐여, 이거 내가 윤석열 도와주는 거여? 그건 아니다. 다만 그동안 지켜본 상황을 솔직히 말한 것일 뿐. 그리고 진보정당의 향후 진로와 스탠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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