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미래는 ‘안개’

나는 이준석이 방송에 나와 발언하는 것 주의 깊게 들어본 적은 없다. 그냥 ‘쟤는 왜 저렇게 말을 촉새처럼 빨리 하지? 입에 모터가 달렸나?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 뭐,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어쨌든 당 대표가 설마 될까 했는데 되긴 되더라고. 근데 공직 후보자를 시험 봐서 뽑는다고 하니, ‘아니, 무슨 정당을 회사로 착각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모든 국민은 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이 있는데 원하는 누구든 후보가 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녀? 뭐, 돈 좀 많으면 자질이나 실력이 딸려도 공천 받아 지방의원도 하고 국회의원도 하고 공직에 출마하는 그런 뭣이랄까, 금권정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취지라면 약간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처방은 선거 관련법을 개정하여 해결할 일이지 입사 시험 치르듯이 하면 그건 민주정당이 아니라고 봐.

– 헌법 제24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 제25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

민주공화국 헌법에 따라 각 정당들도 당연히 그에 걸맞게 공직 후보자 선출 방식을 채택해야 당연하지. 공천 심사란 걸 하잖나. 거기서 자기 당 이념과 강령을 대표하는 후보라면 누구든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거지. 아니 미국 하버드에서 공부했는데 당내 민주주의 원리를 그리도 모르나? 언론들은 왜 비판을 못 하니? 젊은 청년 정치 한번 살려주려니 새싹을 일단 키우고 보자는 거여, 아니면 문제점을 모르는 거여?

하나는 알아둬라. 청년이다, 2030이다, 여성이다 해가며 특정 집단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정당의 기본 이념, 즉 어떤 국가를 추구하는가 하는 기본 원리를 망각하게 만드는 함정이여. 나이 36세면 이미 어른이고 사회의 허리지. 하긴, 요즘은 40~50세도 애기 같은 사람들도 많고, 요즘 50대는 정신 연령으로는 옛날 40대, 40대는 20~30대, 20대와 중고생은 별로 차이가 안 나는 어린이 말투, 초등학생은 애어른도 많으니까.

한 가지 더 지적해 보면 북한을 완전히 흡수통일 대상으로 단언을 하는 것 같더라고. 그런데 그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건 알아야 돼. 이상론에 불과해. 진보-보수를 떠나서 그건 인정해라. 경제, 문화, 사고방식의 격차가 크고 군사력의 물리적 비례적 상호 대항력이 너무 커져서 흡수통일은 정말 불가능해. 나치 독일 패망 이후 동독과 서독은 군사력이 통제된 상태에서 각자 체제 발전에 집중했지만, 서독으로 흡수통일 이후 약 10년간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지? 통독 이후 약 10년은 엉망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여파는 아직도 독일 곳곳에 잠재되어 있고, 이른바 독일식 사회국가 전통, 사민주의 전통도 잦아들면서 또 다른 격차와 문화로 재생되고 있을 걸?

하물며 한반도의 두 나라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경우는 완전히 다른 것이지. 아마 최소 20년은 느슨하고 낮은 연방제로 인적, 물적, 문화적 교류가 지속되고 남과 북의 주민들이 서로 이주 생활도 해가면서 각 지역들이 자치 수준이 높아질 때라야 통일은 가능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여. 평화적 통일은 지향하더라도 흡수통일은 불가능하다고.

글쎄, 나는 이준석 당 대표 당선도 그렇고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사람들 면면을 봐도 그렇고 왠지 국민의힘의 미래가 안개가 되어버린 것 같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사실 지금 국민의힘은 예전의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보다 더 약화되고 뭔가 기묘한 보수정당이지. 하여간 열심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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