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에 의존하는 자유민주주의 = 무능한 리더십

개학은 했는데 코로나가 퍼지니 정부가 QR 코드로 개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하고

헌팅포차 등 고위험시설 운영자제…도서관-영화관에 QR코드 추진 (연합뉴스)

서울역에서 난데 없이 폭행을 당한 시민이 다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도, 경찰이 CCTV가 없어서 가해자를 찾아내기 힘들다고 했단다. 경찰은 그러면서 무슨 검경 수사권 조정을 주장한대니? 80, 90년대에는 어떻게 수사했대니?

[단독]서울역서 대낮에 여성 폭행…CCTV 없어 용의자 특정 어렵다? (경향신문)

전염병 통제, 공공안전 문제에서 이렇듯 전자감시 수단에 의존하는 메커니즘은 결국 ‘불신’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해서 불신으로 끝난다고 할 수밖에. GPS 추적하고, CCTV 뒤지고, 개인 카드 이용 기록 뒤지고, 기지국 통신 정보 쓸어담고, 몇 번 환자 특정해서 마치 그 사람 하나 때문에 병이 막 퍼진 양 정보 흘리고.

한편으로는 시민의식이니 뭐니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시민적 자유권에 대한 과잉 조치를 해가며 협조를 요청하니, 병 주고 약 주는 정부의 리더십은 참 무능해. 이른바 리버럴 데모크라시, 시민 민주주의의 기반은 이미 무너져 가고 있지.

흔히 말하던 ‘자유민주주의’ 라는 그런 제도가 정착된 나라는 아니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이거지. 정말 리버럴 민주주의가 많이 발전한 나라를 보고 싶나? 그러면 저 유럽의 스위스 같은 나라의 정치 발전사를 연구해 봐라.

코로나가 다시 퍼지면 정부가 보상을 해가면서 일시적 부분적 영업 제한을 하고 사람들에게 자제를 당부해야 맞지, 이렇게 쫓아다니면서 간섭하는데 겉으로는 마지 못해 협조한다지만 아마도 효과는 안 나겠지.

정부의 지난 몇 달간 코로나 대응에 대해 평가를 하라면 나는 영 아니라고 하겠어.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하는 이런 소심한 태세로 코로나랑 제대로 싸울 수 있을지 몰라.

코로나가 때문에 고생한 지 이제야 겨우 넉 달 남짓인데, 확진자, 사망자 통계, 여론조사 지지율, 찬성률 그런 것보다 사람들이 이 정부의 조치에 대해 ‘신뢰’하는지 좀 생각해 봐라.

[2020.05.3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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