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정의연의 30년 운동, 그것도 일본 우익 정부와 한국 내 역사 왜곡 세력들에 맞서 험난한 싸움을 하다 보면, 할머니들과 활동가들 모두 참으로 많은 상처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함께 싸웠던 동지들 간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서 애증이 생기고 상처가 난다.
이 할머니의 깊은 원통함과 비애감에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윤미향 당선인과 이용수 할머니 사이의 관계를 이용해서 기사 몇 편, 뉴스 영상 몇 편 보고, 빤한 기사 제목들, 운동의 방향을 훈수 두는 신문 사설들은 별로 신뢰 안 한다.
나는 일본 우익이나 통합당 TF나 이 나라 모든 언론들의 재탕, 삼탕 의혹 제기, 비난과 의혹을 재강조하는 기사들 때문에 이 운동의 역사가 부정당할까 봐 걱정 안 한다. 아마도 이 할머니와 윤미향 당선인의 갈등을 이용해서 불을 싸질러 놓은 언론들 스스로가 걱정될 것이고, 본인들의 책임을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에게 떠미루면서 면피하고 싶을 것이다.
사실 오늘 인터뷰 전체 영상을 보면 일본의 범죄 행위가 다시 한 번 생생히 증언되었다. 그 잔혹한 실상이 깊이 가슴에 와 박히는 시간이었으며, 드문드문 위안부 피해자 운동을 거치면서 단련된 할머니의 단호한 역사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할머니의 인터뷰 또한 역사를 이해하는 하나의 자료가 될 것이다. 극우 역사 왜곡 세력들은 오늘 인터뷰로 인해 깊은 당혹 속에 할 말을 점점 잃게 될 것이다.
단편적인 기사들을 볼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 전체 영상을 봐야 한다.
이용수 할머니의 1, 2차 기자회견을 이용해서 언론들이 쏟아내는 의혹들은 사실 검증된 것이 아니므로, 부화뇌동할 필요도 없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의 본질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30년 운동의 과제에 대한 통한의 심정, 역사 바로 세우기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적극적 참여와 계승에 대한 호소라고 받아들여진다.
할머니의 깊은 고독과 고립감, 비통한 심정이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것을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역사에 대한 이해와 공부 없이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 오랜 세월 속에서 수많은 복합적이고 고통스런 감정이 할머니의 마음을 괴롭히고 흔들었다. 일제강점기에 저질러진 군국주의 전쟁 파시즘의 범죄 행위, 그 어두운 역사의 현재적 의미를 밝히 드러내는 것이 후손들의 과제이다.
[2020.05.25,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