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서 가겠다는 조국 전 민정수석, 가족 친지들 간에 재산 처분하면서 복잡한 문제들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해. 자유한국당은 기를 쓰고 달려들겠지. 딸 논문과 입학 과정 특혜 논란? 그냥 상류층의 꼴 사나운 행태로 보여. 똑같지는 않아도 그런 사람들 많을 거야. 자식을 위한 부모의 열정이요 도리라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재산을 모두 처분해서 기부하겠다는 것도 공감이 안 돼. 부유하고 재산 많은 게 뭐 한둘이냐? 아마 이 나라 공직자, 국회의원 태반은 털어서 꼬투리 잡으면 문제 나오겠지.
서울대, 고려대 학생들 촛불집회 느낌은 그다지 와 닿지는 않았어. 입학 과정과 논문 특혜 진상조사하고, 사퇴하라는 요구인 듯한데, 얼핏 뉴스로 접하는 발언들은 좀 식상하다는 느낌도 들어. 냉소와 불만을 피상적으로 표출하고 어떤 절실한 태도가 못 느껴졌다고나 할까? 물론 사람들마다 느낌은 다르겠지.
어쨌든 청문회 열어서 해명해야지, 청문회도 안 거치고 어떻게 사퇴를 하냐는 거지. 그렇다고 국민청문회는 또 뭐냐? 누구 발상인지 몰라도 안 하느니만 못 하다고 봐. 그걸 가지고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 사람들이 TV 지켜보면서 혀 차고 있어야 되겠냐는 거지. 빨리 청문회 열어서 최종 확인하고 끝내라. 그 ‘국민’이란 표현 좀 남발하지 말았으면 해.
자유한국당은 조국 낙마시켜서 특검이니 국정조사니 밀어붙이고 싶나 봐. 그래봐야 제2의 김성태 버전이지. 아마 계속 발목 잡는 무대책 정당으로 찍힌 낙인에서 못 벗어나고 내년 총선 폭망할 수도 있을 걸? ‘나만 죽을 수 없다, 현 정부도 같이 죽자’ 식으로 물귀신 작전 쓰면 보수는 이제 진짜 폭망해.
그런데 난 조국 후보는 부적격자라고 생각해. 아마 청와대에서도 칭찬 받는 모범생이었을 거야. 대통령에게 잘릴 각오를 하고 쓴소리 하는 악역이 아니라, 정치적 반대 세력과 저항 세력에 맞서 싸우는 모범적 공격수 역할, 그렇게 비쳐지던데. 과거 학생운동, 노동운동, 사회운동 하던 사람들 중에서 절대 ‘모범적’ 노선을 이탈하지 않으면서도 기득권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많아. 종종 분노도 끓어오르지만 구태여 문제 삼지는 않겠어. 무리한 자기 신념에 갇혀서 모순에 빠지고 의식과 논리의 파탄까지 가는 사람들 적잖이 봤잖아.
조국 전 민정수석은 첨예한 법적 사회적 논란을 다루는 섬세함이 부족하고 정치세력 구도에 갇혀서 이슈를 좀 피상적으로 다루는 사람 같아. 지금 이 판국에서 기자들 앞에서 정책이라고 발표한 것 딱 보고 난 ‘조국은 결국 안 되겠다’ 생각했어. 무슨 스토킹, 가정 폭력, 정신질환자 범죄 등에 대해서 엄벌과 감시 강화 위주로 법을 집행하겠다는 소리로 들리더군. 결국 한 사회의 ‘물리적 심리적 폭력’을 법이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사회제도의 성숙도는 바로 이 문제를 법이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해. 까다로운 문제지. 그런데 감시와 처벌 강화는 너무 손쉬운 방법이고 또 다른 인권 문제도 생길 수 있지.
사회 질서가 급변할 때는 안전과 폭력의 문제가 반드시 불거지지. 왜냐면 사회적 불안 심리라는 게 있으니까. 게다가 지금처럼 정치적 대립이 심할 때 물리적 심리적 폭력의 문제들을 토론에 부치고 결정할 수 있는 토대가 허약하면 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봐. 결국 약자엔 세게 법을 집행하고, 권력과 돈이 있는 강자에겐 유리한 사법제도로 나아가는 데 힘을 싣게 되지. 그게 민주주의의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아직까지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상류층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정치적 대립을 타협으로 이끌지 못하고 정국이 불안해지면 어떤 계급적 사회심리적 대치 전선이 그어질 듯해. 바로 그 부분에서 적어도 사회경제 정책으로는 자유주의 중도 우파(난 그렇게 규정하고 싶어)인 문재인 정부가 대처를 잘 하겠는가? 아마 어느 한쪽의 희생을 요구할 거야. 결국 조국이 법무부 장관이 되어 어떤 사법개혁이란 걸 추진하다면 그 결과는 지속적 정파 갈등, 계급계층 갈등을 낳고 그런 갈등을 이용해서 기존 정당들끼리 남은 2년 반 동안 내내 싸우지 않겠는가. 제2의 패스트트랙이 생기면 안 된다는 거지.
결국 이 나라 대통령이 중대한 시기에 정국 안정을 책임지는 차원에서 제2 후보자를 준비하고 조국 낙마도 대비하길 바라는 심정이야.
[2019.08.25,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