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화 감각
역설적이지만 눈앞에서 보란 듯이 벌어진 일이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 일은 흔히 익숙해진 법칙이나 규제력을 벗어나 충격을 준다. 예를 들면 쓰나미나 대지진 또는 기상 이변, 또 9·11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참사는 왜 충격과 공포를 일으키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그 당시의 강도만큼 다시 떠오르지 않고 그 스케일만 남는 것일까?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
역설적이지만 눈앞에서 보란 듯이 벌어진 일이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 일은 흔히 익숙해진 법칙이나 규제력을 벗어나 충격을 준다. 예를 들면 쓰나미나 대지진 또는 기상 이변, 또 9·11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참사는 왜 충격과 공포를 일으키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그 당시의 강도만큼 다시 떠오르지 않고 그 스케일만 남는 것일까?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미디어를 통해서만 […]
지난 2~3년 사이 거리마다 장소마다 CCTV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아주 대놓고 사람들을 촬영하는데 놀라 까무러칠 뻔했다. 도대체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첫째가는 원리는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이거늘 정말 이러는 거 아니다. 구멍가게 주인들도 무슨 유행처럼 CCTV를 달지 않던가? 심지어 교회나 성당엘 가도 예배 행위가 다 기록되지 않던가. 정말 5~6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또 있다.
인권은 정말 고귀한가? 눈앞의 현실은 지대로다… 게시물 읽기"
『생각 조종자들(The Filter Bubble)』, 엘리 프레이저 지음/이현숙·이정태 옮김(알키, 2011) 어느 때부터 구글검색 기능이 예전처럼 풍부하거나 다채롭다는 느낌이 사라졌다. 최근 구글은 개인 정보를 이메일, 유튜브, 구글 플러스 등 각 서비스마다 따로 관리하던 기존 방침을 변경했다. 계정 하나로 통합하고 민감할 수 있는 이용자의 여러 개인 정보와 검색 성향, 관심사 등을 활용해서 수집한 막강한 데이터베이스 연산 능력을 통해
『생각 조종자들(The Filter Bubble)』 게시물 읽기"
미디어 홍수, 정보 홍수 시대에 책이라는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형식의 매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물론 시장에서 화폐로 교환되고 소비되는 문화 상품이라는 관점에서는 책을 위한 책, 글을 위한 글이라 해도 문제 삼을 필요는 없을 수도 있겠다. 문자와 이미지의 소비 자체만으로도 독자는 흐뭇해할 것이고 그렇게 소비하는 상품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하나의 의식이 자리를 튼다. 시대의 지적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글로벌 슬럼프(Global Slump)』(데이비드 맥낼리 지음/강수돌·김낙중 역, 2011, 그린비) 게시물 읽기"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가 ‘자기 확인’을 위해 겪어야 했던 고통이 소냐의 끝내 버림받지 않았던 삶에 대한 믿음으로 치유되는 결말은 감동적이다. 소냐는 불굴의 의지만으로 삶을 계획해 나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녀는 주정꾼 아버지, 페병과 분열된 자의식의 희생자인 어머니, 그 밑에서 가난과 슬픔에 짓눌려 살아가는 동생들을 위해 ‘황색 감찰’이 따라다니는 매춘부의 생활을 받아들여야 했다. 소냐에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