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욕망의 방사성 에너지

원자 에너지. 이걸 생각하면 아주 땅땅하고 습기도 없고 뜨겁다 못해 온도마저도 느껴지지 않는 덩어리가 떠오른다. 인격은 물론 생명의 감촉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메마른 열덩어리. 사람의 분노가 너무 심해지면 병이 생기는데, 그 정도의 분노가 퍼뜨리는 에너지랑 원자력 에너지도 비슷할 것 같다.

사람의 분노와 욕망을 해소하는 대신 날마다 그걸 농축해서 어떤 장치에 보관해둔다고 하자. 그 에너지의 양은 얼마나 엄청날까? 그걸로 세상의 모든 기계와 자동차와 공장을 움직인다고 하자. 또 얼마나 많은 분노와 욕망을 비축해두어야 할까? 그래서 원자력 에너지는 방사성 에너지이다. 사방팔방으로 튀고 뻗어 나가는 가공할 파괴력이  있다.

후쿠시마라는 거울을 통해 한국을 비추어보는 일은 어떠한 것일까? 고리원전 1호기 사고를 비롯해 크고작은 가동 사고가 최근 일어났다. 어쩌면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일이 몇 차례 있었어도 모르고 지나가거나 문제 삼지도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쳤다. 후쿠시마 때문에 그만큼 더 민감해졌고 이제서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

이 메마르고 강렬한 방사성 에너지를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말그대로 다이나믹한 에너지로 바꾸는 일이야말로  후세의 평화를 위해 온 몸 다바쳐 연구해도 아깝지 않은 일일 텐데, 과학자와 전문가들은 연구 잘 하고 있나? 감정과 욕망은 잘 해소해야 신진대사가 편하듯이, 사회의 욕망도 소통을 거쳐 해소해야 살 맛 난다. 억압하고 따로 품어두면 방사성처럼 퍼져서 사회의 건강은 심각하게 해치지 않을까. 고리원전 1호기 폐쇄해라!

[2012.03.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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